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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슈 관찰일지 & 기록

병설유치원 보낸 학부모의 찐 후기

병설 유치원을 보내 기 전 들었던 수백 가지 고민들.. 

 

어린이집을 졸업 할 때쯤에 동네에 있는 유치원들을 비교하면서 정말 많은 고민을 하고 선택한 유치원이 병설유치원이었다. 막연하게 나는 아이가 유치원 때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여러 활동들을 했으면 좋겠고, 그리고 학습 위주보다는 신체 활동이 많은 곳에 갔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다. 그래서 주변의  유치원들을 미리 방문해 보고 비교해 보고 남편과 정말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었다. 

 

개인적으로 가장 먼저 보내고 싶었던 곳은 숲 유치원이였고 2순위로는 사립유치원이었다. 나는 맞벌이 워킹맘이었기에 유치원에서 어느 정도 한글 학습과 영어 노출은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지고 있었고, 그리고 숲 활동과 야외 활동 같은 활동인 한 달에 2~3번 정도는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우리 동네 근처의 숲 유치원은 숲 활동은 1주일에 한 번 정도 진행하는 것에 비해 방과 후 활동까지 하면 100만 원이 넘는 비용이 들었었고, 거리도 버스로 20분 이상 걸려 포기하게 되었다. 직접 가서 보고 오니 내가 생각하던 숲 유치원과 달라서 실망스러운 부분도 있었다. 

 

사립 유치원은 두 곳을 다녀 왔는데 한 곳은  몬테소리 교육을 위주로 하는 유치원이었고, 한글, 영어, 숲 활동 등 요새 보통 유치원들이 하는 과정들은 모두 포함되어 있었다. 아쉬운 점은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이 너무 협소했고, 교실도 에너지를 한창 분출시켜야 하는 아이들이 모이는 수 대비 좁아 보였다. 

 

다른 한 곳도 단지내에 위치해 있었는데, 프로그램이 정말 많은 유치원이었다. 유치원 설명회에서 보여준 아이들의 활동들은 부모의 관심을 끌기 충분해 보였는데, 설명회가 끝나고 드는 생각은

 

"저 많은 이벤트와 활동들을 준비하려면 교사들 죽어나겠는데? "

 

라는 생각이 들었다. 실로 유치원 선생님들은 연봉대비 야근 강도는 엄청나다고 들었고, 그게 곧 나의 아이의 종일 생활하는데도 영향이 가지 않을까 라는 의문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우리 집에서 가장 가까운 병설 유치원이였는데 내가 입학 전에 생각했던 장점은 1년 다닌 후에도 극대화되어 여전히 좋은 점으로 작용되고 있다. 아래에 장점과 단점을 정리해보려 한다. 

 

병설 유치원의 장점 

 

 

1. 운동장과 교실이 매우 넓다. 

 

내가 투어를 다닌 유치원 중에서 병설 유치원이 가장 넓었었는데, 인원 수 대비 공간이 정말 넓게 사용되고 있었다. 

우리 아이의 교실에는 10명이 되는 친구들과 정규 과정을 듣는데 아이들이 혹여라도 뛰거나 그리고 활발하게 활동하는데 지장이 없을 정도로 좋았다. 어린이집이 가정 어린이집이었어서 좁은 공간에 내내 있는 게 마음이 안 좋기도 했었는데 

이 부분이 좋았다. 특히나 봄, 여름, 가을에는 운동장 모래밭에서 모래 놀이 텃밭에서 텃밭 가꾸기 여름에 운동장 한켠에서는 풀장 활동 등 공간 활용이 좋았었다. 

 

2. 퀄리티 좋은 교사, 아낌없이 제공되는 교구

 

병설은 유치원 운영이 정부 지원으로 진행되기에 인원 대비 충분한 보조 교사 서포트와 퀄리티 좋은 교구들이 무료로 제공 된다. 학기 중 정규 수업 시간에는 10명 정원에 담임 선생님과 보조교사 1명으로 진행이 되고 (아마 유치원마다 정원은 다를 듯하다) 방과 후 수업 시간에도 방과 후 담당과정 선생님과 보조 교사님이 계신다. 그래서 항상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눌 때면, 아이 한 명 한 명을 굉장히 면밀하게 관찰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병설은 누리과정을 운영하고 있는데 학기와 시즌별로 연령에 맞는 주제가 정해지면 그 주제를 바탕으로  스스로 깊이 있는 탐구를 할 수있도록 도와준다 선생님이 주도적으로 교육을 이끌어가는 과정이 아니라 아이와 관심도와 흥미도에 따라서 그 주제를 탐색하고 경험하고 활동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처음에 상담받으러 갔을 때 이 말을 들었을때는.. 

그래서 논다는..거 같은데...? 하루 종일 뭐 주제도 없이 논다고..?

 

 

라는 생각이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학부모 참관 수업이나 일련의 과정들을 지켜보면서 의문점을 거둬들였다. 

 

예를 들어 학습주제가 겨울로 선정이 되었으면 아이들의 의견을 물어 겨울에 직접 만들어보고 싶은 간식을 정한다 선생님께서는 여기에 맞게 활동 기간 동안  코코아 만들기, 크리스마스 케이크 만들기, 붕어빵 만들기를 준비해서 직접 만들어보고 먹어볼 수 있는 시간들을 준비해 주신다. 눈이 오는 날에는 운동장에서 친구들과 강아지처럼 뛰어놀기도 하고, 눈썰매도 끌어본다 (눈썰매 정도도 유치원에 구비되어 있다)  큰 주제가 정해져 있으면 거기에서 파생되는 연관된 소주제들로 아이들은 활동하고 체험하고 느끼고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눈다. 기존에 교사가 일방적으로 지식을 전달하는 교육이 아니라, 많은 것들을 경험하고 생각하고 느끼고 이야기를 주고 받는 식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사실 이런 교육은 무엇보다 교사의 자질과 경험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일년 동안 지켜보았을 때 선생님이 이러한 과정을 이끄는 모습들이 훌륭해 보였고, 아이 또한 성장해 오는 모습이 눈에 보였다. 

 

3. 비용이 무료다. 

 

투어를 할 때 사립은 보통 방과 후까지 40만 원에서 60만 원이 기본이었고 ( 지역별로 차이가 있으나 내가 사는 지역이 그나마 저렴한 편인 것 같았다) 특성화된 유치원은 100만 원이 넘어갔다. 그런데 이렇게 좋은 교사와 양질의 시간을 보내는에 학기 내내 단돈 1원도 내지 않았다. 이 점은 내가 아이에게 책을 구입하거나, 사교육을 고려할 때도 부담없이 추가적으로 진행할 수 있게 만들기도 했다. 

 

 

병설 유치원의 단점 

 

1. 하지만 여전히 워킹맘으로써 아쉬운 한글 & 영어 학습  

 

한글과 영어 노출은 했으면 하는 바람은 여전히  있고 그 부분이 완벽히 충족이 안 되는 부분은 아쉽다 

특히나 아이는 기관에서 진행되는 교육에 굉장히 집중력이 높은 편이다. 거의 토시하나 틀리지 않고 기억해 와서 나에게 전달해 주는 편인데, 한글이나 영어 같은 부분을 유치원에서 진행해 주었다면  지금 내가 엄마표영어를 하고 있는 부분에서 가속도가 붙지 않을까 싶다. 

영어는 병설마다 다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 같은데 우리 아이가 다니고 있는 병설은 수업이 없으며, 학부모들이 어느 정도 요청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도 워낙 보수적이라 쉽게 도입을 하지 않는 것 같다. 

 

2. 비용을 내고 싶지만 절대 추가적인 비용을 받지 않는 방침 

 

일반적으로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 다닌다면 이벤트 데이에 

" 한복을 입혀보내주세요,"

" 핼러윈 이벤트 준비해 주세요",

"생일 선물 준비해 주세요"이런 요청 사항이 1도 없다. 기본적으로 학부모에게 어떤 금전적인 요청도 하지 않기 때문에 이런 활동들은 사실 없거나, 자체적으로 준비해서 넘어간다. 그러다 보니 생일잔치는 가짜 생일케이크에 친구들이 생일 선물 준비해 와서 전달하는 것도 없다.

이런 부분은 아이가 유치원 때 경험할 수 있는 부분이라 학부모가 비용을 부담하면서라도  했으면 하는데, 유치원의 기조가 절대 학부모에게 돈을 받지 않는다.  내가 준비해야 할 것들이 없어서 마음이 편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 정도는 비용을 부담해서라도 조금 더 경험하게 해주고 싶은데 하는 아쉬움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병설을 보내는 가장 큰 이유는 아이가 좋아한다. 아침에 유치원에 가고 싶어 하고 친구들과 놀고 싶어 하는 모습 하나만으로도 얼마나 아이가 기관에 만족하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 회사 가기 좋아하는 어른이들이 없듯이 아이들 또한 유치원에 매일 가기는 쉽지 않은 마음을 이해한다) 

병설 유치원에 계속 보냄으로 인해서 생기는 약간의 갈증들은 사교육과 엄마표 노력으로 해결을 해야 할 듯 싶다.